본문 바로가기
행복일기/Blog 일기장

나보다 나를 더 이해해주는 너. 고맙다.

by 바람살랑 2021. 1. 15.
반응형

아주 오오오랫만에 야근을 하고 있던 이번주 수요일.

대학 동창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그 누구에게도 먼저 전화하거나 안부를 묻지 않는 나.

그래서 웬만한 친구들은 "살아 있냐?"라는 질문과 함께 욕을 쏟아내곤 한다.

개놈시끼들. 고맙다 :-)

 

 

역시나 이놈도 한 푸닥거리를 하고나서

근황토크로 시작됐다.

 

당연히 토크 주제는 육아&임신.

지난해 아주 사랑스런 아들녀석을 품에 안았던 친구였다.

 

 

너스레 떨며, 신생아 용품은 나에게 넘기라는 나에게

"야 있는거 없는거 다 줄게. 그거만 줘? 선물도 줄꺼야~" 라는 친구.

 

물론. 위에도 썼듯이 친구의 득남소식에도 선물을 할 생각 조차 못 했다.

 

"야 Give가 있어야 Take도 있는건데, 말만으로도 고마워. 진짜 고맙다"라는 내게 

나의 머리와 마음을 한대 친듯 울리게 만든 그 녀석의 한마디.

 


야. 그런소리 마. 너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너 속이 속이겠냐. 다 알아.

우리 아들 태어났을 때 축하한다는 연락만으로도 너는 엄청 애쓴거야. 다 안다고 임마.

그래서 그 누구보다 더더욱 축하 받아야 하는거고.


 

아.

 

말문이 막혔다. 너무 놀라서.

 

 

 

친구가 잘 준비하고 있냐는 물음에

그냥 웃으며 노력 중이다, 시도 중이다, 곧 생기겠지, 잘 될꺼야 라고 둘러대고 말았던 나였는데,

이 녀석은 마치 내 속에 들어와서 내 속을 훤히 본듯한 모습이다.

 

 

속 깊은 녀석이란 건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진짜 찐 감동. (아 그래서 이녀석 성이 Jin인가? 찐이라..... 꽥)

 

 

그러면서 한마디 더 하더라.

 

 

"아오, 아들 태어나서 육아 하니까

여기저기서 '지금이 좋을 때다', '웰컴투개고생', '앞으로 고생길이 열렀네' 이런 소리 하는데

진짜 때려주고 싶다.

축복받은 아이가 생겼는데, 그게 할말이야? 사람들이 감사할 줄을 몰라.

난 지금 너무 즐거워. 피곤하고 졸려도 너무 즐거워. 너도 곧 느끼고 즐길 수 있을꺼야"

 

 

여러모로 간절했던 내게 참 이상적인 이야기를 더해준 친구.

 

이래저래 시덥잖은 너스레 몇마디 더 하다가 전화를 끊었는데.

이 날의 통화만큼은 평생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다.

 

 

아.

나 정말 좋은 친구 뒀네. 고맙다. 친구야.

 

너는 벌써 멋진 아빠의 모습을 다 갖췄구나.

멋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