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이는 집에 온 이후 정말 잠이 많은 아기였다.
품에서도 쿨쿨, 역류방지쿠션에서도 쿨쿨, 매트 위에서도 쿨쿨.
정말 수유할 때를 제외하곤, 아니 수유 중에도 잠에 스르륵 빠지곤 했다.
요즘 엄마아빠들이 말하는 "등센서"라곤 찾아볼 수 없는 프로 수면러.
이쯤 되니 그녀는 너무 자는 게 아닌가 걱정 하기도 했다 :-)
물론, 지금은 기우였다는 걸 너무도 잘 알지만.
그런데.
쑥쑥이의 잠이 어느 샌가 낮/밤이 뒤바뀌고 있었다. 덜덜.
아니 거의 뒤바뀐 채로 집에 왔다고 하는 게 맞다.
추정컨데,
임신 말 그녀의 컨디션은 정상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NICU에서도 하루 종일 불이 켜진 방에 있었기에,
쑥쑥이가 인지하는 낮과 밤이 좀 달랐던 거라 생각했다.
밤 11시만 되면 엄마 뱃속에서 우다다다다 태동을 하던 쑥쑥이.
그리고 잠잠잠잠을 외치던 이 녀석은 밤 11시만 되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깨어났다.
집에 온 첫날부터 마치
"나 잠 깼어요. 놀아주세요"
말하는 것처럼 또렷했던 쑥쑥이.
첫 1~2주는 참 놀랍고 신기하면서, 무섭기도 했었다지.
어찌됐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수면 패턴은 더욱 명확해졌다.
이걸 돌리기 위해 낮에 깨워보기도, 완전히 더 재워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
깨운 날은 신경질 내느라, 더 재운 날은 많이 자서인지 밤에 수면에 들지 못 하고 보채기 시작했다.
밤 새 쑥쑥이를 보며 체력은 점점 나가 떨어지고, 낮밤을 바꾸기도 실패해서 절망에 빠져있을 때 즈음.
50일을 넘기고 70일이 지나자 정말 자연스럽게 밤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0여 일이 지난 지금.
신생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쑥쑥이는 잘 잔다.
낮잠 분리수면도 아주 잘되고,
중간에는 아기띠를 매며 안아재웠지만, 이내 침대에 눞혀 재우는 거로 바꿔서
이제는 크게 울지 않고 낮잠/밤잠 모두 잘 자는 편이다.
예전과 차이가 있는 점을 꼽자면, 1~2시간을 쭉 자던 낮잠이 4~60분으로 줄었다는 점.
아 그리고, 신생아 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엄마아빠가 자기들 패턴에 맞춰 밤 11시에 재우곤 했다.
지금은 그 시간도 조금씩 앞당겨서 9시~10시 사이엔 밤잠이 시작된다.
100일 아기의 수면 시작 권장 시각이 9시라고 하니 잘 맞춰지고 있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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