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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일기/반가워 쑥쑥아

길고 험난했던 병원 퇴원 후 1일차

by 바람살랑 202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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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 월요일에 쑥쑥이가 태어나고,

그녀는 무섭게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 누군가는 기어간다 싶은 느낌으로 퇴원한다던데,

그녀는 당당히 꼿꼿히 허리를 편 채 퇴원수속을 밟았다.

 

 

놀랄만한 회복력의 그녀 :-)

 

 

 

그리고, 한명에게만 주어지는 쑥쑥이 면회를 들어갔다 왔다.

 

 

그날 오후 우리는 조리원으로 바로 이동했다.

금토일간 나도 함께 같이 있다가 월요일 출근할 계획이었는데,

 

NICU에 있는 쑥쑥이를 면회하고 온 탓인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결국,

그렇게 도망치듯 조리원을 하루만에 빠져나왔다. 

채 하루도 있지 못하고.

 

 

그녀의 긴급한 SOS에 처형과 장모님이 급하게 와주시기로 했는데,

문제는 유축이었다.

 

 

쑥쑥이를 출산한지 3일이 지날무렵 나오기 시작한 모유.

둘다 조리원 가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신경 쓰고 있지 않았는데...

 

갑작스런 조리원 퇴실.

점점 모유가 찬 그녀의 가슴은 아파오기 시작하고.

집에는 유축기가 없다.

게다가 주말.

 

 

앞이 깜깜한 상태에서 나는 어디라도 가서 유축기를 대여해오기 위해 네이버를 뒤졌고,

그녀는 사촌형수님에게 연락했다.

 

사촌형수님은 조리원에서 산전/산후마사지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듣자마자 퇴근 후 바로 달려와주셨다.

 

게다가,

천만다행으로 집에서 5분거리에 유축기 대여 업체가 있었다. 와 땡스 갓.

게다가 주말에 픽업도 가능했다.

 

 

유축한지 10시간이 넘어 퉁퉁 부어버린 그녀의 가슴은

급하게 가져온 유축기로 일부를 빼내고, 저녁엔 형수님의 마사지로 일단락 됐다.

누구보다도 산모의 심리를 잘 아는 형수님은 그녀의 마음을 잘 토닥여줬고,

멘탈이 와르르 무너졌던 그녀도 조금씩 추스릴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하루만에 일어난 일.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하루가 생겼다.

 

 

후하.

가까이 살면서도 연락한번 없던 사촌동생이었는데,

자켓도 못 벗고 와이프 상태를 봐주시던 형수님,

필요한 유축기 부속이 집에 있다며 새벽부터 가져다 준 사촌형.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형수님은 그 이후에도 거의 매일 연락주시며 와이프의 상태를 챙겨주셨다.

감사라는 글자로 차마 모두 담을 수 없는 이 기분.

 

 

이 기회를 삼아 친척 지인들과 평소에도 연락을 잘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평소에 먼저 전화걸거나 연락하는 일이 1도 없는 나..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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