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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일기/Blog 일기장19

고생 많았어. 어영부영 미음으로 저녁 식사를 대신하고 잠이 들어버린 그녀. 무통 주사 버튼을 손에 꼬옥 쥔 채 잠 든 그녀의 모습이 한없이 예쁘기도, 울컥할 정도로 마음 한 켠이 아리기도 하다. 28살의 정말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던(아니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녀는 임신이라는 큰 벽을 넘고자 수차례의 시험관과 결단이 필요했던 자궁 선근증 수술, 그리고 본인에게는 전부라 할 수 있었던 회사도 퇴사했다. 6년이 넘게 이어졌던 심적 고통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으랴. 와이프가 잠든 사이 병실 한 구석에 앉아 그 시절 생각에 잠겨본다. 생리 때면 통증 때문에 침대에서 데굴데굴 구르던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백한 얼굴로 몸을 질질 끌며 출근했더랬지. 생리 중 무리하게 떠났던 부산여행에서는 돌아오던 중 급하게 고성 즈음.. 2021. 3. 27.
KOLAS/KAS 공인기관 원격 평가 실시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가 들썩거리고 있는 요즘. 내가 근무하고 있는 기관에서도 출장 제한/방문 제한/재택근무 실시 등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기관의 KOLAS 2차 사후평가 실시기간이 도래해 왔다. 회사에서는 방문을 일체 제한 중인 상황. KOLAS 사무국에 문의했더니 아래와 같은 공고자료를 보내줬다. Webex/Zoom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원격평가를 실시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지난 3월 9일~10일. 우리 기관은 원격평가를 마쳤다. 원격 평가를 위해서 1차/2차 예비회의를 진행했고, 이 때에 Webex 접속 상태를 확인하고, 원래는 직접 봐야 할 문서들을 스캔하기 위한 리스트 업을 했다. (정식 명칭: 추가제출서류) 우리 기관의 .. 2021. 3. 16.
31주 맞이 15층 오르기 대작전(?) 2월 5일 아침,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바닥 교체 공사에 대한 공지가 꽤나 시끄럽다. 소요시간은 약 한시간. 평상시와 다른 큰 소리의 알림에 "아 뭐야?"라는 볼멘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녀는 처형과 조카와 함께 집 앞 카페로 향했다. (물론 카페 이용 방역 수칙은 준수했다.) 이윽고 얼마나 지났을까? 아파트에서는 엄청난 드릴 소리와 함께 굉음이 나기 시작했다. "공지 못 봤는데, 어느 집 리모델링 제대로 하나보네" 생각했던 나. 그리고 잠시 후. 7살 조카가 헥헥 거리며 집에 올라와 현관에 드러눕는다. 잉? 무슨일이지? "이모랑 집에 오려는데 엘베가 수리 중이라 거러와써요" 헉. 오마갓. 큰 소리의 공사 알림 소리에서 공사 시간을 흘려들은게 문제였다. 설마 하는 생각에 이모의 위치를 묻자. 계단 어디선가.. 2021. 2. 7.
카시트에 대한 고민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쑥쑥이가 태어나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함께 간다는 생각을 하면 참으로 무섭고 떨린다. 덜컹이는 차에서 그 무엇보다 안전해야 하기에. 그래서 나의 카시트에 대한 고민은 점점 커져만 갔다.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하고 사고자 하는 모델을 바꿨었는데, 그 결과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카시트 선택의 우선 순위. 1. 안전성 2. 편의성 3. 가격 카시트 모델들 중에서 바구니 카시트의 안정성이 제일 높고, 점차 크기가 커질 수록 낮아진다. 이러한 부족을 채우기 위해, 유럽에선 ADAC 테스트도 진행하고, I-SIZE라는 인증규격을 만들어 반드시 이 규격 인증을 받도록 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국내 브랜드는 중국산 카시트를 그대로 가져다 자사 이름만 박.. 2021. 2. 3.
나보다 나를 더 이해해주는 너. 고맙다. 아주 오오오랫만에 야근을 하고 있던 이번주 수요일. 대학 동창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그 누구에게도 먼저 전화하거나 안부를 묻지 않는 나. 그래서 웬만한 친구들은 "살아 있냐?"라는 질문과 함께 욕을 쏟아내곤 한다. 개놈시끼들. 고맙다 :-) 역시나 이놈도 한 푸닥거리를 하고나서 근황토크로 시작됐다. 당연히 토크 주제는 육아&임신. 지난해 아주 사랑스런 아들녀석을 품에 안았던 친구였다. 너스레 떨며, 신생아 용품은 나에게 넘기라는 나에게 "야 있는거 없는거 다 줄게. 그거만 줘? 선물도 줄꺼야~" 라는 친구. 물론. 위에도 썼듯이 친구의 득남소식에도 선물을 할 생각 조차 못 했다. "야 Give가 있어야 Take도 있는건데, 말만으로도 고마워. 진짜 고맙다"라는 내게 나의 머리와 마음을 한대 친듯 울리게.. 2021. 1. 15.
아빠되기 Mode - 레벨 업 소파에서나. 침대에서나. 카페에서나. 밖에서나. 어디서든 와이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샌가 앞으로 찾아올 아이, 임신 이야기로 결론이 나곤 했다. 몇 번의 아픔을 겪으며 마치 이상향 처럼 보이기만 했었던 그것. 언제나 힘을 내 보지만 그만큼 불확실성도 커져 불안하기만 했던 그것. 우리 손으로 뭔가 해결할 수 없음에 무척이나 답답했던 그것. 그랬던 것이 어느 새 임신의 기쁨을 지나 만삭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제는 진짜 아빠 되기 모드가 필요한 단계. 레벨 업. 지난 주말엔 처형이 사용하던 육아용품들을 트렁크에 가득실어 가져왔다. 장난감. 옷. 각종 책들. 매트. 범퍼.. 트렁크에 가득 싣고 나니, 집에다 모두 올려놓고나니 조금 더 실감이 난다. 문득 대학병원에서 초음파를 처음 .. 2021. 1. 12.
중고차? 무사고? 진단? 인증? 진짜? 아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중고차. 음. 흠. 응? 잉? 왜 그러냐면.... 얼마 전에 아버지가 차를 바꾸시고, 썬팅한 사진을 포스팅 한 적이 있다. 2020/12/14 - [리뷰일기/기타] - 제네시스 GV80 2.5T 4WD 출고 - 국스월드 후기 제네시스 GV80 2.5T 4WD 출고 - 국스월드 후기 이렇게 쓰니까 마치 내 차를 바꾼듯 하군. 후후. 여름즈음, 본가에 가서 저녁을 먹는데 아버지가 차를 바꾸고 싶다 말하셨다. 지금 차는 9년 정도 된 스포티지R (아주 드문 가솔린 TGDI 리미티드 풀 todayntomorrow412.tistory.com 그리고 난 그 포스팅에 정확히 이렇게 글을 남겼다. "다행이도 17년에 있었던 부모님의 자동차 사고를 온몸으로 막아준 녀석." 중고차 판매를 알.. 2020. 12. 24.
아무도 모르게. 옛말에 그런 말이 있지.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눌수록 줄어든다고. 그런데 이 난임에 대한 고통은 아닌거 같다. 우리 부부를 바라보시는 장인장모님. 직접적으로 표현은 안 하시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속상하실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 지난 번, 그리고 이번 유산의 소식을 들으시곤. 어머니는 동일한 증상으로 며칠간 굉장한 몸살을 앓으셨단다. 물론 나중에야 알게된 거지만. 차라리 모르셨다면, 차라리 얘기하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한참 후에 아셨다면. 괜찮았을까? 아. 정말 아무도 모르게. 이 모든 걸 끝내고 싶다. 암. 곧 끝낼꺼다. 끝낼 수 있다. 아자자자자. 2020. 5. 25.
과거의 기억, 아픔 그리고 지금 블로그를 쓰기 시작하고, 한동안 글을 쓰지 않은 적이 있다. 바로 6차 시험관을 실패한 직후. 2주동안 2번의 미세 하혈로 받아들인 유산의 기억, 아니 절대 잊을 수 없는 아픔. 그리고 지금. 일곱번째 시험관의 임신테스트기 두줄을 받아든 오늘. 굉장히 좋았다. 뛸듯이 기뻤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건 나 뿐만 아니라 와이프도 마찬가지. 우리 부부에게 그 과거의 기억이 굉장히 큰 아픔이었기에. 굉장히 조심스럽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냥 좋아하지 못했다. 어찌 보면 힘들게 착상하고 있는 우리 2세에게 미안하다고 할 정도. 그치만, 아직 우리 부부에게 이제 막 시간이 주어진거고, 앞으로 다가올 일이 많기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이젠 지금에 집중하.. 2020. 5. 9.